※ 7월 29일 [디아티스트매거진]에 개제한 칼럼입니다.




▲ ⓒEXO 공식 홈페이지
▲ ⓒEXO 공식 홈페이지

EXO의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곡의 구성과 프로듀싱의 완성도를 논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스태프들이 작곡과 편곡에 참여해 정교하고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SM 엔터테인먼트의 작업 방식이 어떤 수작들을 만들어 왔는지는 우리 모두가 보고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The War>과 ‘Ko Ko Bop’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프로덕션이다. EXO는 오랫동안 늑대와 미녀, 중독, Monster로 이어지는 무거운 EDM곡과 으르렁, Call Me Baby, Lucky One과 같이 리드미컬하면서도 멜로디가 중심이 되는 댄스 곡을 각각 따로 선보여왔지만 ‘Ko Ko Bop’은 두 노선을 레게의 요소를 딴 곡에 EDM 장르의 드롭을 추가함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수록곡들 역시 일렉트로니카와 R&B, 힙합 장르의 특성을 강조한 곡들로 채웠고 각 장르의 요소들은 정교하게 엮여있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돌 앨범에 반드시 수록되어왔던, 컨셉과 상관없는 발라드 트랙도 과감하게 포기했다는 부분이다. 몇 아이돌 그룹들은 이미 예전부터 이러한 트랙 구성을 시도해왔지만 아직도 많은 아이돌 그룹의 앨범에 반드시 발라드 트랙을 넣는 것은 일종의 관례처럼 행해져오고 있고, SM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실험적인 앨범을 주로 발표해온 f(x)나 NCT 127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그룹들이 그래왔기 때문이다. 사실 EXO는 발라드 트랙을 포기하기 이전에, 많은 아이돌 그룹의 곡들이 경쟁적으로 ‘누가 더 고음을 잘 지르나’ 경쟁하는 것 같았던 고음의 후렴과 브릿지를 ‘늑대와 미녀’ 이후로 더 이상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장르에 맞는 보컬의 표현력에 집중해왔고, 표현의 폭은 전작인 <EX’ACT>보다 넓어졌다. ‘전야(前夜) (The Eve)’에서의 매끄럽고 담백한 보컬과 ‘Forever’에서의 날카롭고 기교적인 창법의 차이에서 그들의 곡 소화력이 돋보인다. EXO의 앨범은 해를 거듭할수록 전통적인 아이돌 앨범 프로덕션의 틀에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강화해야 할 것을 강화해오고 있다.

▲ ⓒEXO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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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의 앨범에서 아쉬운 부분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랩이다. 댄스 곡에 있어서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흐름을 이어가야 할 랩이 유독 EXO의 노래 안에서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대중 음악에서 언제부터인가 그러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이 모든 곡의 브릿지와 마디마디 사이에 랩을 넣는 전통이 형성되었고 EXO 역시 여전히 그를 따르고 있다. 같은 회사의 샤이니와 f(x), 레드벨벳이 비교적 빠르게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났고 팬들 사이에서 찬열의 보컬은 나름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랩이 곡에 포함되고 있는 것은 의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EXO는 컨셉의 기획력에서도 음악적 기획력에서도 수준 이상의 요건을 취하고 있는 몇 안되는 그룹이다. 특히 4집 <The War>는 여름이라는 직관적인 주제과, 코어 팬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초능력 컨셉을 자연스럽게 포함시켰고 하우스, EDM 장르 소화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3집보다도 더 준수한 곡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곡들이 잘 만들어졌음은 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EXO는 정규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포기할 것을 포기하고 강화할 것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제는 랩을 포기하고 다른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 그들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일 것이다.



(http://www.theart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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