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스타벅스와 같은 거대 커피 체인점에 대한 혐오는 가상의 악마인 김치녀와 열심히 싸우고 있는 젊은 '여혐러'들만의 전유물은 아닌가보다. 작가 이외수씨는 "책보다 커피가 사랑받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그에 대한 화두는 아래와 같은 글로 시작했다.


위 트윗은 아직 여러분이 트위터에서 이외수씨에게 블락당하지 않았다면 확인할 수 있다.
위 트윗은 아직 여러분이 트위터에서 이외수씨에게 블락당하지 않았다면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이 트윗은 크게 두 가지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슨 커피를 드릴까요?"라는 서비스에 "종점다방 미스킴" 운운하는 성희롱적인 대답을 한다는 것과, 커피 한 잔 값이 책 한 권과 맞먹는다는 허위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한 부분이다.

일단 커피숍의 핸드 드립이 싫다면 왜 거길 갔냐는 질문부터 시작하고 싶지만 백 번 양보해서 '누군가 억지로 물리력을 행사해 이외수 씨를 그 곳에 데려다놨다' 라는 전제로 시작하자. 커피가 남자들의 전유물이던 시절이 있었다. 다방에 남자 손님들이 더 많았고, 다방의 여성 종업원이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아는 '그런 서비스'를 하기도 했던 시절 말이다. 이외수 씨의 연배가 그 시절을 몰랐던 나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그는 분명히 다방 미스킴 운운하는 표현이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커다란 메뉴판이 몇 개 씩이나 놓여져 있는 카페에서 다방 커피를 찾는 것 자체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얼마나 짜증스럽고 난감한 상황인지 알고 있겠지만 밥을 먹고 감수성을 판다는 작가가 커피에 여성을 끼워 판매하던 시절을 아련하게 추억하면서 카페에서 저런 요구를 한다는 부분은 절대로 문제가 있다. 설사 그것이 농담이든 지어낸 이야기든,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느냐"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손가락이 아니라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소중이를 세워 달을 가리키고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의 시선은 달로 향하지 않는다. 감수성으로 충만하다는 사람이 인권 감수성은 탑재하고 있지 않나보다. 

손님-점원이라는 갑을관계에서 을에 위치한 카페 종업원에게 다방 미스킴 운운하며 성희롱을 해놓고는 도서 시장과 문학을 염려하는 작가의 마음인 척 포장을 하는 행동만 해도 충분히 욕을 먹을만 한데, 강원도 화천에서 지내더니 하나 더 얹어주는 시골 인심이라도 배운 것 같다. 잘못된 점은 하나가 더 있다.


커피가 한국에 들어와서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다.
커피가 한국에 들어와서 여러가지로 고생이 많다.


스타벅스는 커피값이 너무 비싸서 직장인들도 잘 가지 않는 곳이라고 괴이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이번에는 책 깨나 썼다는 작가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질 못하고 커피 한 잔 값이 책 한 권 값과 거의 맞먹는다는 말을 지어낸다. E-Book 가격을 의미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원문에는 책 한 '권'이라고 했다. 그러니 분명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는 종이 책을 의미한 것일테다. 결국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이 작가는 도서정가제 이후 책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는 커녕 자신의 책이 서점에서 얼마에 팔리는지 알지도 못하거나, 커피 체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의 가격이 얼마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양 쪽 모두일 수 도 있다.

옛날 여성이 같이 끼워 오던 시절의 커피가격은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투자되는 것은 원두 몇 알이나 물 정도가 아니다. "다방 미스킴"같은 소리나 들어가면서 커피를 내리는 종업원의 시간과 체력, 감정 노동도 합산된 가격이 현재의 가격이다. 거기에 4000원에서 5000원을 지불하면 냉난방이 보장되고 무제한 와이파이에, 몇 시간 씩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를 생각하면 커피값은 결코 비싼 편이 아니다. 


물론 우리 모두는 왜 저런 괴상망측한 트윗이 나왔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커피든 커피값이든 그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고, 책을 안 사고 커피를 더 많이 사 마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일테다. 예전부터 광인의 이미지를 빌려, 진리가 담긴 미친 사람의 중얼거림을 표방하고 있는 작가인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광인도, 지혜가 담긴 중얼거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카페 종업원에게 추잡스러운 성희롱이나 해대는 진상 손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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