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태연의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9년이 흘렀다.


태연의 첫번째 미니앨범, I
태연의 첫번째 미니앨범, I



그 동안 BoA와 장리인 외에 여성 솔로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었던 SM이 f(x)의 엠버에 이어 새로운, 그리고 익숙한 여성 솔로를 선보였습니다. 태연이야 이미 대중적으로 실력과 매력을 검증받은 아티스트이다보니 만약 SM 소속의 걸그룹에서 여성 솔로가 나온다면 반드시 나올 멤버로 손꼽혔었기도 했죠. 장르와 컨셉 모두 소녀에서 성숙한 여성으로 넘어가는 나이에서 나올 수 있는 분위기와 오랫동안 노래를 해온 가수의 아이덴티티 그 모두를 가지고 있는 앨범이라고 일단은 결론짓기로 했습니다.


9년의 그룹 활동, 그리고 I

타이틀 곡 I는 사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지금도 계속 반복재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디움 템포의 시원시원한 팝을 정면으로 내세운 국내 아티스트가 몇 안되다보니, 사실 팝 시장에서는 상당히 흔한 장르임에도 한국에서는 "태연의 음악은 이렇다"고 보여줄 수 있는 곡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많은 드라마 OST를 부른 커리어를 가지고있지만, 그 특성상 가수의 분위기보다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내용에 맞춰야하기 때문에 온전히 태연의 곡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하나의 곡, 하나의 앨범을 온전히 자신의 보컬로 채울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곡에서 읽혀지기도 하는. 

가사를 살펴보더라도 워낙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일이 많았다보니, 딱히 팬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저렇게까지 욕을 먹어도 되나;;'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러한 일련의 일들에 대한 태연의 답변 같기도 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게다가 오랜 시간동안 팀의 멤버로써 음악적으로 덜 드러냈던 부분도 양보해야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타이틀로 I라는 키워드를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의 감정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전, 우선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일지도요.


거의 텅 빈 것 같은 트인 풍경에서 존재하는 것은 태연( I ) 하나 뿐.
거의 텅 빈 것 같은 트인 풍경에서 존재하는 것은 태연( I ) 하나 뿐.


contain a wide variety

이번 앨범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Sara Bareilles의 앨범들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태연은 팝을 중심으로 한 장르에 어울리는 보컬이니만큼 SM에서 그녀의 커리어를 참고한다면 한국에서는 독보적인 아티스트 캐릭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본의 아티스트 우타다 히카루를 좋아하고, 소녀스러운 Gee보다 비교적 '쎈' 컨셉의 Run Devil Run을 굉장히 맘에 들어했었다던 점에서도 앞으로 태연이 어떤 장르의 곡을 보여주게될지 기대되는 부분.

게다가 SM은 예전부터 청량하고 파워풀한, 성숙한 느낌의 여성 보컬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SM이 잘 만드는 팝 발라드나 댄스 장르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가다면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거나 섬세한 어쿠스틱 장르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아이유와도 확실히 차별화될거라고 생각하는. 태연이 비교적 강하고 성숙한 컨셉을 좋아하는만큼 테일러 스위프트의 Blank Space같은 곡을 다음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수록해도 좋을 것 같네요.


여담

솔로가 나오기 힘든 회사라고 알려져있던 SM이지만, 작년부터 많은 솔로 앨범이 나오는걸 보면 혹시 SM은 소속 아티스트들이 어느 정도 매력을 갖추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르와 프로듀싱 방향을 찾을 때 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투자해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음반들이 발표되고 있는 현재의 행보는 SM덕후로써 몹시 행복하기 때문에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은 SM덕을 그만둘 수 없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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