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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제 3막, 그 전야제


2017년은 소녀시대에 있어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중요한 해였다. 멤버들은 몇 번이고 소녀시대는 계속될 것이고 멤버들이 모이고자 한다면 언제든 활동할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중요한 변환점을 지난 그룹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잘 틀어지지 않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남은 멤버들로 구성된 새로운 유닛 '소녀시대-Oh!GG'는 소녀시대라는 그룹과 브랜드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앞으로의 소녀시대는 과거의 소녀시대와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거라고 약속하는 예고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몰랐니(Lil' Touch)'는 SM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리드미컬하고 글래머러스한 곡이다. 화려한 뭄바톤의 곡과 멤버들의 낮고 무거운 톤을 유지하며 각자의 음색을 강조한 것 역시 이전의 소녀시대 활동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스타일은 아니다. 크게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늘어난 써니의 파트인데, 그 동안 가끔 그 음색이 좋다고 언급되는 정도였던 써니의 보컬로 글래머러스하고 고혹적인 곡의 특징이 강조된다. 태연과 함께 인트로와 벌스에서 곡을 이끌어가기도, 마치 경쟁을 하듯 날카롭게 교차되는 브릿지에서도 그 존재감이 강하다. 윤아와 유리, 효연 같이 이전에 뒤로 물러나 있던 멤버들의 파트나 늘어나 이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사운드 요소로서의 음색이 귀에 새롭게 들리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특히, 열거된 세 명의 멤버는 모두 작년과 올해에 솔로 작업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동안 소녀시대의 이름을 걸고서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와 컨셉의 곡 안에서, 비교적 주목되지 않던 멤버들이 스스로의 성격과 존재를 단단하고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활동 12년차의 경험치를 엿 볼 수 있다.

보아의 'Lookbook', 레드벨벳의 '7월 7일' 등 SM의 주요 곡들을 작업한 스태프들이 참여한 미디엄템포 팝 곡인 '쉼표(Fermata)'는, 공감각적인 사운드와 자전적인 가사로 (비록 멤버들이 작사한 곡은 아니지만) 첫 곡에서의 텐션을 차분하게 낮춘다. '몰랐니(Lil' Touch)'와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그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없던 멤버들의 파트가 비중있게 위치해 이전의 소녀시대 곡들과 다른 질감을 가진다. 매우 대조적인 스타일의 두 곡에서 밀도있게 채워진 보컬의 매력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다.

미니앨범을 발표한 후 유리는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태연은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써니와 효연, 윤아는 방송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팬 서비스에 가까운 활동이었던만큼, 짧은 프로모션을 마치고 멤버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활동 기간이나 시장에서의 성공과는 관계 없이, 소녀시대-Oh!GG는 중견 걸 그룹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지금의 시점에서 데뷔 10년차가 넘어가는 팀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재확인 시켜주는 작업을 해냈다. 그리고 동시에, 소녀시대-Oh!GG의 첫 미니앨범은 소녀시대 그들 스스로를 위한 쉼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번 앨범은 소녀시대의 제 3막을 시작하기 전 그들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화려하게 예고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팀이 다시 뭉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지난해와는 달리, 티파니 영의 신곡 뮤직비디오에는 수영과 효연이 깜짝 출연을 했고 서현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도 곡을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녀시대'가 아닌 유닛의 형태로 신곡을 발표한 것 역시 그들이 다시 하나의 그룹으로 활동하는 날을 기대하도록 하는 행보이다. 팀 활동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후, 멤버들은 스스로를 정비하는 시간을 거치며 소녀시대의 세 번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 시작이 언제가 될지 우리는 그저 이 전야제를 마음껏 즐기고 있으면 될 것이다.



트위터 : Lirio_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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