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아이돌 음악은 2010년대 들어 유래가 없던 화력의 EXO와, 빅뱅이나 블락비와 같이 힙합을 내세운 그룹이 크게 양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2년간의 남자 아이돌 씬은 엑소와 블락비 중 어느 한 그룹을 따라잡기 위한 수많은 실험과 카피의 장이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와중에 컨템포러리 그룹(Contemporary Group)을 컨셉으로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온 샤이니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진화시키는 몇 안 되는 아이돌 임을 증명해주는 앨범을 내놓았다.

그 동안의 앨범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셜록 홈즈, 호두까기 인형 등 구체적인 스토리와 루시퍼, 메두사, 좀비와 같이 비주얼적으로 뚜렷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앨범은 하나의 통일된 주제를 가지고 여러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큰 타이틀인 ‘Odd’와 ‘View’는 샤이니의 음악에서 가장 모호하고 추상적인 키워드다. 더불어 선명하고 화려하던 Everybody의 뮤직비디오와 비교하면 상당히 흐릿하고, 오래된 홈메이드 비디오 같은 인상을 주는 비디오 역시 지금까지의 샤이니의 행보와 큰 차이가 있다. Odd라는 단어 자체가 “이상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샤이니의 음악적 정체성은 상당히 이상한 변화를 보인 셈이다.



남미 혹은 동남아시아의 어딘가에서 정체를 모를 여성들과 즐겁게 바캉스 혹은 가택침입과 같은 일탈을 즐기고 있으면서도, 여성들과의 성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려는 타이밍에는 시큰둥해하거나 거부감을 표한다. 어떤 대상물에게 상당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는 <View>의 가사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Odd라는 키워드를 상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수록곡들 자체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샤이니의 음악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했다는 멤버들의 말대로 익숙한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그에 더해서 멤버 종현이 진행하는 라디오인 푸른 밤에서도 멤버들이 말했듯, 에너제틱했던 리듬감도 될 수 있는 한 힘을 뺀 모습도 보인다. 특히 타이틀 곡인 <View>는 지난 <Everybody>와 비교하면 상당히 부드럽고 유연한 안무를 보여줬다. Romance, Love Sick같은 업 템포의 곡과 라이트한 하우스 곡인 Black Hole도 이전의 곡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벼운 리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청량하고 유니크한 샤이니의 곡이라는 정체성은 잃지 않았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은 새로운 앨범이 나올 때 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소년에서 남자로, 청순하고 귀여운 소녀에서 성숙한 여자로. 전형적인 걸그룹이었던 핑클에서 섹시퀸으로 거듭난 이효리는 후배 아이돌 가수들에게 “처음부터 너무 다 보여주려고 하지 마라.”고 했었다. 이를테면 청순한 컨셉을 잡았다면 이왕 이런저런 청순한 모습을 다 보여준 후에 다른 컨셉을 생각하라는 말이었다. 샤이니는 단순히 소년, 남자, 힙합 혹은 발라드와 같은 단순한 키워드에 머무르지 않고 구체적이고 독특한 컨셉들이 존재하는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리라.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저 그 모습(View)를 즐기면 될 것이다.



SHINee의 Odd 앨범 티저 영상 中
SHINee의 Odd 앨범 티저 영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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