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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View] 텐(NCT) - New Heroes


텐 'New Heroes' 커버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텐 'New Heroes' 커버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일단 그 정체성 자체가 흥미로운 곡입니다. 태국인 멤버가 부른 영어로 된 곡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통해 공개되었으니까요. 'New Heroes'가 발매되기 딱 1년 전에 공개한 '몽중몽' 역시 그랬고요. K-POP이라는 카테고리의 울타리가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그리고 그렇게 확장된 범위를 과연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K-POP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러한 주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고요. 

그렇다면 K-POP의 종주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곡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곡은 과연 K-POP일까요? 장르적으로는 퓨처 베이스 기반의 댄스 팝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퓨처 베이스 장르를 기반으로 했다는 표현 자체가 지금의 시점에서는 '트랩에서 비트를 차용하고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나 90년대 흑인 음악 샘플링을 쓰고….'를 좀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곡의 장르적인 구성 요소를 일일이 나누어 설명하는 것도 녹록치는 않을 것 같습니다.  'New Heroes'는 퓨처 베이스 장르 특유의 실험성을 줄이고 보다 대중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기도 하고요. 더구나 최근의 K-POP 특히 아이돌 팝은 전통적인 장르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여러 장르들을 키치하게 엮는 작업을 더 선호하고 있잖아요.

뮤직비디오의 이야기를 하자면 더 복잡합니다. 최근 10년 동안 프로 아티스트와 아마추어, 서브컬쳐 향유자들을 막론하고 미학적인(주로 'Aesthetic'이라는 키워드로 양산되는) 이미지를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나 개연성 없이 나열하는 형태의 작업이 유행하고 있고 이 곡의 비디오도 마찬가지거든요. 특히 이런 작업 방식은 SM엔터테인먼트의 특기이기도 하고요. 로스엔젤레스의 도심과 20세기적인 그래픽 효과, 밤의 해변, LED 장식과 구형 카메라로 찍은 듯한 분절된 영상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고 가사의 내용을 은유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서로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을 특정한 스토리 라인 없이 엮어내, 뚜렷한 메세지를 전달하기보다는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구성의 작업물들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파인 아트씬에서는 이미 일찍부터 그래왔고, 상업 예술에서 그 특성은 더 강해졌고요. '몽중몽'과 'New Heroes'는 분명이 이러한 경향성을 어느 정도 내재하고 있는 작업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특정한 감상을 이끌어내기를 의도하는 전통적인 개념에서의 대중음악에 완전히 합한다고 말하기 어렵고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이라는 시공간에 그 생활을 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한국 대중음악은 아닌 셈입니다.

그럼에도 이 곡들은 여전히 대중음악입니다. 매우 선율적인 곡이라 다른 퓨처 베이스보다 더 쉽게 들을 수 있고요. 이 가사의 내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국내 보통의 감상자들은 NCT의 팬이거나 음악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영어로 가사의 해석을 일일히 찾아보며 감상하지 않겠지만 영어 사용권의 팬들에게는 이 곡에서 언어적인 메세지가 분명히 전달됩니다. 그렇게 '몽중몽'과 'New Heroes'는 적어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더 이상 K-POP이 아닌 POP으로, 그들의 대중 음악으로서 존재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 곡은 오늘날의 음악을 과연 어떻게 카테고리화 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작자들이 의도했거나 인식한 딜레마는 아니겠죠. 특히 SM엔터테인먼트는 그들의 콘텐츠에서 뭘 의도하는 회사가 아니었으니까요. 미술계에서는 작가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회화나 설치 미술이, 영상 예술이나 경험적 예술이 서로 교차하거나 결합되어 특정하기 어려운 새로운 범주의 작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을 단순히 "설치 미술" 혹은 "행위 예술" 등으로 부르는 것은 굉장히 일차원적인 접근이고요. 대중 음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New Heroes' 같은 곡을 단순히 "K-POP", 혹은 "퓨처 베이스", "댄스 팝"으로 설명하는 것은 이 곡의 비디오 내내 연속되는 이미지의 나열만큼이나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물에서 유의미한 특징이나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유사한 다른 작업물들의 그것과 연관짓는 것은 감상자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어떤 '의무'인 것은 아닙니다. 일차원적인 해석을 해도 상관 없고요. 앞에서 말했듯, 'New Heroes'는 특정한 메세지를 읽어내기를 강요하는 곡이 아니니까요.

 

[디아티스트매거진]에서 아이돌 이야기를 합니다. 트위터 계정 : @loveless0315 @2nd_Li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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