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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퍼스널리티

보아의 음악을 듣는 방법에 대해.


"보아라는 아티스트는 이미 완성되어 있고, (사람들은 ) 이 친구가 잘 하는 거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사람들이 보아를 다시 보고 싶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보아라는 이미 신선함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가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xtvN 채널과 V앱에서 동시에 방송되고 있는 보아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Keyword #BoA]의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앨범 제작 회의 중 보아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대중들은 보아에 대해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 하고, 어렵고 아티스틱한 장르와 컨셉의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한 이후 국내 대중 음악에서 큰 족적을 남긴 아티스트 중 하나이지만 역설적으로 어느 새인가 쉽게 다가가기 힘든 아티스트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2월 중 발매 예정인 보아의 첫 번째 미니 앨범과 이 방송은 동일한 주제에서 출발한다. "과연 보아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일본에서 사실상 시장을 개척하는 수준의 힘든 커리어를 이어온 만큼 그의 사적인 모습을 방송에서 접하기란 쉽지 않았다. 보아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이들은 그가 토크 방송 등에서 꾸밈없이 털털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면 조차 모르는 사람들은 더욱 많다. 보아의 퍼스널리티는 그의 성격이나 행동보다는 그의 춤과 노래, 커리어로 구축되어 있다. 같은 여성 댄스 아티스트인 이효리가 방송 등을 통해 사적인 자신을 노출하며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자신의 퍼스널리티를 음악에 담으며 사람들이 자신의 작업물에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이다. 보아의 새로운 곡과 춤이 더 이상 사람들에게 강하게 기억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왜냐하면 보아는 늘 어려운 것만 보여주던 사람이니까.

"저는 누나(보아)가 지금까지 어려운 걸 한게 누나의 취향이 그런 줄 알았어요."

이 방송을 통해 보여지는 보아의 모습은 그의 오랜 팬인 키에게조차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다.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적인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가 낯설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못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대중성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누구보다 걱정하며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쉽게 가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력하면서 자신 역시 회사의 스태프들이 '보아는 할 수 있으니까'를 강조하며 어렵고 복잡한 안무와 곡을 주는 것이 싫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단지 컴백 활동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는 대신 몇 번의 반복을 통해 대중들에게 노출된다면 그것은 '보아가 언젠가 어느 방송에서 했던 말'이 아닌, '보아의 이야기'가 된다. [Copy & Paste] 중 "내 주위 친구들보다 먼저 어른이 되야 하지만 누구보다 어린걸 나중에야 알게 돼"라는 가사가 보아의 잘 알려진 삶과 음악이 결합되는 지점이 되어 다른 어떤 작업물보다 특별한 의미를 고유하게 된 것처럼, 보아의 퍼스널리티와 그의 음악이 결합되는 순간 그것은 단지 어렵고 아티스틱한 작업물 중 하나가 아니라 보아의 고유한 것으로 변모한다.

"내가 되게 씩씩해 보이고 되게 쎈 누나 같고 '보아누나 되게 남자답지!' 이런 얘기 많이 듣는데… 약한 내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어느 순간 내가 남자처럼 행동을 해 왔던 것 같고,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어느 순간 그게 내가 되버린 느낌이 드는 거야. 여성스러운 부분도 많은데, 이제는 그게 기억이 안 나."

"사람들이 나를 되게 싫어하는 줄 알고 나의 모습이 보여지는 거에 대한 무서움이 약간 있었어. 내가 왜 그 사람들 말에 휘둘리며 내 인생을 좌지우지 되게 해야되냐, 그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이제는 권보아라는 인생을 살기로 했어."

 [Keyword #BoA]의 7화 방송 중, 키는 보아의 8집에 대해 "사람들한테 여성스러운 면을 보여주려는 거에 대한 갈증이 있나? 누나가 방향을 좀 틀었나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8화를 통해 보아가 스스로에 대해 말한 내용들을 떠올리며 보아의 8집 수록곡 'Clockwork'의 가사 "너무 새침하게 군 건 아닌지 / 너무 딱딱하게 행동한 건 아닌지 / 고민했지 사실 계산했지"를 듣는다면, 보아가 부르는 연인간의 파워 게임에 대한 노래를 뛰어 넘고 보아의 삶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쉬운 곡이든 어려운 곡이든, 곡을 부르는 사람에 대해 알고 듣는지 모르고 듣는지의 여부야말로 그 음악을 듣는 태도를 결정 짓는 것에 가장 큰 요소가 된다. 누구나 알고 있듯 보아와 그의 음악은 흠 잡을 곳 없이 완성되어 있다. 이제 우리가 , 그리고 보아 스스로가 중요하게 바라보고 풀어내야 할 지점은 보아의 퍼스널리티다.


[디아티스트매거진]에서 아이돌 이야기를 합니다. 트위터 계정 : @loveless0315 @2nd_Li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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