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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엠버 & 루나 - Lower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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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니카 씬에서 하우스 장르가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 지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일렉트로 하우스를 지나 딥 하우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등의 장르가 더 체인스모커스나 알란 워커 같은 잘 알려진 DJ들에 의해 알려지기도 했고 특히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는 2017년의 K-POP 씬에서 빼놓고 갈 수 없는 장르가 되었고요. 반대로 딥 하우스 계열 장르의 유행이 워낙 압도적인 상황에서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어요.

그런 와중에 f(x)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All Mine]이 업템포의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곡이었고, 두 멤버 엠버와 루나는 프로그레시브 사운드의 곡 [Heartbeat]을 'SM 스테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일렉트로니카 장르가 K-POP에서 중요한 장르로 부상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f(x)는 그 흐름에 좀 더 깊숙히 몸을 담궜고 장르를 수준 높게 해석한 작업물들을 발표해왔기 때문에 당시에는 별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세 번 연속으로 프로그레시브 사운드의 곡을 가지고 나왔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질 수 밖에 없죠.

[All Mine]나 [Heartbeat]이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를 EDM 혹은 트랜스 스타일로 변형해 밝고 페스티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곡이었다면 [Lower]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의 전형적인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뮤직 비디오에서도 무채색의 의상과 밤의 배경, 대도시 같이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의 비디오에서 등장하는 필수 요소들이 등장하고요. 이전의 곡들보다 장르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그대로 따르고 있음에도 이 곡은 여전히 K-POP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 자체의 구조적인 면에 그 이유가 있는데, 다른 일렉트로니카 장르보다 보컬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인트로부터 아웃트로까지의 구성이 대중 음악의 것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이미 대중 음악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는 장르에 한국어로 된 가사를 붙이고 안무를 추가한 것만으로도 K-POP에서 상당히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던 이 장르는 낯설면서도 낯선 것이 아닌 것이 됩니다.

설리의 탈퇴 이후 f(x)는 그룹활동에서도 솔로 활동에서도 이전보다 더 깔끔하고 정돈된 장르와 컨셉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이것이 일렉트로니카 씬의 트렌드 변화 때문인지 멤버 탈퇴로 인한 이미지의 재정돈 과정에서의 선택인지는 알 수 없어도, f(x)가 여전히 국내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일렉트로니카 장르를 K-POP으로 재조립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이 다음 행보에서도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를 발표할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정식으로 활동을 한지 2년 4개월이 되어가는 지금에도 K-POP 씬에서 f(x)의 음악적 목적과 그들이 수행하던 역할이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고 그 다음을 기대해도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싱글임에는 분명합니다.


(+)

두 멤버 모두 솔로 활동을 이어온 만큼 장르를 잘 소화해냈어요. 두 사람의 보컬과 비주얼 모두 대조적인 만큼 한 곡 안에서 다른 방향의 해석을 들을 수 있던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

 

트위터 : Lirio_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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